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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5월(노천명 영상詩) 및 5월 시(詩) 모음

영월🏕김삿갓부동산 2024. 5. 4. 16:14

 

 

푸른 5월  :  노천명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위에 그린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5월의 푸른 여신(女神) 앞에
내가 왠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수(鄕愁)를 어찌할 수 없어
눈은 먼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 냄새가 물큰
향수(香水)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친다
 
청머루 순이 뻗어 나오던 길섶
어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호납나물,  젓가락 나물,  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5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5월 - 권경업 

물오른 보릿대궁
하늘대는 밭고랑 끝에
산자락은
버선발을 살며시 올려놓고
짙푸른 짧은 치마
수줍다고 얼굴 가리네

재넘어 영마루에
뭉게구름 피어오르고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빛 속에
칡 캐는 아이들의 마음은
짓궂은 바람 따라
이리저리 물결치며
푸르른 오리나무 숲으로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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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 김상현 

나와 봐
어서 나와 봐
찔레꽃에 볼 부벼대는 햇살 좀 봐
햇볕 속에는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려고
멧새들도 부리를 씻어
들어 봐
청보리밭에서 노는 어린 바람 소리
한번 들어 봐
우리를 부르는 것만 같애
자꾸만 부르는 것만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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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 김태인 

저, 귀여운 햇살 보세요
애교 떠는 강아지처럼
나뭇잎 핥고 있네요

​저, 엉뚱한 햇살 보세요
신명 난 개구쟁이처럼
강물에서 미끄럼 타고 있네요

​저, 능청스러운 햇살 보세요
토닥이며 잠재우는 엄마처럼
아이에게 자장가 불러주네요

​저, 사랑스러운 햇살 보세요
속살거리는 내 친구처럼
내 가슴에 불지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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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 안재동 

5월엔, 왠지 집 대문 열리듯
뭔가가 확 열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곳으로
희망이랄까 생명의 기운이랄까
아무튼 느낌 좋은 그 뭔가가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기분이 든다

​5월엔, 하늘도 왕창 열려
겨울 함박눈처럼
만복이 쏟아져 내리는 느낌이 든다
어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5월엔, 아기 손처럼 귀엽고 보드라운,
막 자라나는 메타세쿼이아의 잎을
가만히 바라보거나 만져보노라면
오랫동안 마음속에 응결되어 있던
피멍 하나 터져
그곳에서 새순이라도 쑤욱 돋아나는
느낌이 든다

​5월엔, 세월이 아무리 흘렀어도
여전히 그때의 그 싱그러운
당신의 얼굴 같은 그런 느낌이 있다
언제나

​5월엔, 천지를 가득 채우는
따사로운 햇살에
오랫동안 잠겨있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집 먼지 진드기 같은 잡념을 태워보자
어디에선가 꼭꼭 숨어
유서라도 준비할 것만 같은
그런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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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 오세영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부신 초록으로 두 눈머는데
진한 향기로 숨 막히는데

​마약처럼 황홀하게 타오르는
육신을 붙들고
나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아아, 살아있는 것도 죄스러운
푸르디푸른 이 봄날,
그리움에 지친 장미는
끝내 가시를 품었습니다.

​먼 하늘가에 서서 당신은
자꾸만 손짓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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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 용혜원  

오월
초록이 좋아서
봄 여행을 떠난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
마음으로 느끼는 행복이
가슴에 가득하다

오월
하늘이 좋아서
발길을 따라 걷는다

초록 보리 자라는 모습이
희망으로 다가와
들길을 말없이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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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 조병화  

스물을 갓 넘은 여인의 냄새를
온몸에 풍기며
온갖 꽃송이들이 물 돋은 대지에
나뭇가지 가지에 피어난다. 
흰 구름은 뭉게뭉게 라일락의
숫 푸른 향기를 타고
가도 가도 고개가 보이지 않는
푸른 먼 하늘을 길게 넘어간다. 
아, 오월은 여권도 없이 그저
어머님의 어두운 바다를 건너
뭣도 모르고
내가 이 이승으로 상륙을 한 달
해마다 대지는 꽃들로 진창이지만
까닭 모르는 이 허전함
나는 그 나른한 그리움에 취한다. 
오, 오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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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 최금녀 

여기저기
언덕 기슭
흰 찔레꽃

​거울 같은 무논에
드리운
산 그림자

​산빛
들 빛 속에
가라앉고 싶은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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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 홍수희 

시들 때를 미리 슬퍼한다면
장미는 피지 않았을 거예요

​질 때를 미리 슬퍼한다면
나무는 초록을 달지 않았을 거구요

​이별을 미리 슬퍼했다면
나는 당신을 만나지 않았겠지요

​사랑이란 이렇게,
때로는 멀리서 바라보아야 하는 것

​5월의 장미처럼 나는 그리운 이여
5월의 신록처럼 나는 그리운 이여

​당신을 향해 다시 피어나겠어요
당신을 향해 다시 시작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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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에 / 박두진  

푸른 한 점 구름도 없이 개인 하늘이 호수에 잠겼습니다. 
호수는, 푸른 하늘을 잠근 호수는, 푸른 머언 당신의 마음
볕 포근히 쏘이고, 푸른 나뭇잎 하늘대고, 
하나 대는 잎 사이, 여기저기 붉게 피는 꽃 무더기. 
오월은, 재재대는, 적은 새의 떼와 더불어, 
푸른 호수 가로, 호수 가로, 어울리는데, 
당신은, 오월, 이, 부드러운 바람에도 안 설렙니까. 
소란한 저자에서 나무와 꽃 잎 사이, 
비록 아기자기 대수롭지도 않은 풍경이긴 하나, 
내 조용히 묻고, 조용히 또 대답할 말 있어, 
기인 한나절을, 나 어린 소년처럼 혼자 와 거닐어도, 
당신은, 하늘처럼, 마음 푸른 당신은 안 오십니다. 
이제는, 머언 언제 새로운 날 다시 있어, 
내, 어느, 바다가 바라뵈는 언덕에 와 앉아, 
오오래, 당신을 기다리기, 하늘로 맺혀 오른 고운 피의 얼이, 
다시, 저, 푸른 하늘에서, 이슬처럼 내려 맺어
나의 앞에, 붉은 한 떨기 장미꽃이 피기까지, 
나는, 또, 혼자, 오오래 소년처럼 기다릴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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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은 / 윤보영  

5월은
그대를 닮았습니다.

​산과 들, 온 세상에
그대 닮은 꽃이 활짝 피어있고
가지마다 그대 생각처럼
새싹이 가득합니다.

​​이 좋은 5월
나는 오늘
뭉게구름을 타고
그대 가슴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대 손을 잡고
뛰고 달리며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5월은 그대!
그대가 내게 왔고
그 속에 내가 있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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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소식 / 정지용 

오동나무 꽃으로 불 밝힌 이곳 첫여름이 그립지 아니한가?
어린 나그네 꿈이 시시로 파랑새가 되어오려니
나무 밑으로 가나 책상 턱에 이마를 고일 때나
네가 남기고 간 기억만이 소근 소곤거리는구나
모초롬만에 날러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울렁거리여
가여운 글자마다 먼 황해가 남설거리나니
...나는 갈매기 같은 종선을 한창 치달리고 있다....
쾌활한 오월 넥타이가 내처 난데없는 순풍이 되어
하늘과 딱닿은 푸른 물 결우에 솟은
외따른 섬 로만틱만을 찾어 갈 가나
일본 말과 아라비아 글씨를 가르치러 간
쬐그만 이 페스탈로치야, 꾀꼬리 같은 선생님이야,
날마다 밤마다 섬 둘레가 근심스런 풍랑에 씹히는가 하노니
은은히 밀려오는 듯 머얼리 우는 오르간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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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에는 / 반기룡  

5월에는
우리 저 창공을 힘차게 날아보자
비상하는 새처럼 하늘을 쭉쭉 미끄러지며
희망의 나래 활짝 펴고 맘껏 날아보자
가슴에 웅크리고 있던
고달픈 찌꺼기 휘익 휘익 던져버리고
삐리리 삐리리 노래 불러보자
사노라면 먹장구름 뭉게구름
떴다 사라지고 흩어졌다 모이는
변화의 연속이지만
버들피리 은은하게 허공에 날리고
찌든 생각 애드벌룬처럼 마구 띄우며
담뱃재처럼 툭툭 털어내며 소리쳐보자
5월에는
우리 저 창공을 기쁘게 날아보자
나뭇잎 우거져 푸르게 푸르게 다가오고
맑은 햇살 스리슬쩍 끌어당겨
시린 가슴과 마음을 살짝 뎁혀보자
강심에 홀로 서 있는
마른 나무 가지 끝에서 우짖는 새소리 들으며
조용히 흐르는 시냇물 소리 가슴에 포개며
명상과 반성의 옹골찬 시간을 가져보자
우리의 미래가 동백처럼 푸르고
우리의 내일이 햇살처럼 반짝이며
5월은 신록의 생살을 푸르게 푸르게 토악질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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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의 시 / 이문희 

토끼풀 꽃 하얗게 핀
저수지 둑에 앉아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는 한 덩이 하얀 구름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속에 들어가
빛바랜 유년의 기억을 닦고 싶다.
그리고 가끔
나는 바람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 위에 드리워진
아카시아꽃향기를 가져다가
닦아낸 유년의 기억에다
향기를 골고루 묻혀
손수건을 접듯 다시 내 품 안에 넣어두고 싶다.
5월의 나무들과
풀잎들과 물새들이 저수지 물 위로
깝족깝족 제 모습을 자랑할 때
나는 두 눈을 감고
유년의 기억을 한 면씩 펴면서
구름처럼 바람처럼 거닐고 싶다.
하루 종일 저수지 둑길을 맴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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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의 시 / 이해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색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 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 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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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편지 / 도종환  

붓꽃이 핀 교정에서 편지를 씁니다
당신이 떠나고 없는 하루 이틀은 한 달 두 달처럼 긴데
당신으로 인해 비어있는 자리마다 깊디깊은 침묵이 앉습니다
낮에도 뻐꾸기 울고 찔레가 피는 오월입니다
당신 있는 그곳에도 봄이면 꽃이 핍니까
꽃이 지고 필 때마다 당신을 생각합니다
어둠 속에서 하얗게 반짝이며 찔레가 피는 철이면
더욱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은 다 그러하겠지만
오월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가 많은 이 땅에선
찔레 하나가 피는 일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 세상 많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을 사랑하며
오래도록 서로 깊이 사랑하는 일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 생각을 하며 하늘을 보면 꼭 가슴이 멥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서로 영원히 사랑하지 못하고
너무도 아프게 헤어져 울며 평생을 사는지 아는 까닭에
소리 내어 말하지 못하고 오늘처럼 꽃잎에 편지를 씁니다
소리 없이 흔들리는 붓꽃 잎처럼 마음도 늘 그렇게 흔들려
오는 이 가는 이 눈치에 채이지 않게 또 하루를 보내고
돌아서는 저녁이면 저미는 가슴 빈자리로 바람이 가득가득 몰려옵니다
뜨거우면서도 그렇게 여린 데가 많던 당신의 마음도
이런 저녁이면 바람을 몰고 가끔씩이 땅을 다녀갑니까
저무는 하늘 낮달처럼 내게 와 머물다 소리 없이 돌아가는
사랑하는 사람이여

=================
+ 5월의 그늘 / 김현승 

그늘,
밝음을 너는 이렇게도 말하는구나
나도 기쁠 때는 눈물에 젖는다.

그늘,
밝음에 너는 옷을 입혔구나
우리도 일일이 형상을 들어
때로는 진리를 이야기한다.

이 밝음, 이 빛은
채울 대로 가득히 채우고도 오히려
남음이 있구나
그늘―너에게서……

내 아버지의 집
풍성한 대지의 원탁마다
그늘,
오월의 새 술들 가득 부어라!

이팝나무―네 이름 아래
나의 고단한 꿈을 한때나마 쉬어 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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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의 노래 / 황금찬 

​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심산 숲내를 풍기며
5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꽃잎 진 빈 가지에 사랑이 지는 것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오늘 날고 있는 제비가
작년의 그놈일까?

​저 언덕에 작은 무덤은
누구의 무덤일까?

​5월은 4월보다
정다운 달

​병풍에 그려져 있던 난초가
꽃 피는 달

​미루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그렇게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달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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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의 다짐 / 정연복 

초록 이파리들의
저 싱그러운 빛  

이 맘속
가득 채워

회색 빛 우울(憂鬱)
말끔히 지우리.

살아 있음은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

살아 있음은
생명을 꽃피우기 위함이라는 것  

살아 있는 날 동안에는
삶의 기쁨을 노래해야 한다는 것.

초록 이파리들이 전하는
이 희망의 메시지

귀담아듣고
가슴 깊이 새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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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의 사랑 / 송수권   

누이야 너는 그렇게는 생각되지 않는가
오월의 저 밝은 산색이 청자를 만들고 백자를 만들고
저 나직한 능선들이 그 항아리의 부드러운 선들을 만들
였다고는 생각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누이야 너 또한 사랑하지 않을 것인가
네 사는 마을 저 떠도는 흰 구름들과 앞산을 깨우는
산록들의 연한 빛과 밝은 빛 하나로 넘쳐흐르는 강물을 
너 또한 사랑하지 않을 것인가
푸른 새매 한 마리가 하늘 속을 곤두박질하며 지우는
이 소리 없는 선들을, 환한 대낮의 정적 속에
물밀듯 터져오는 이 화녕끼 같은 사랑을
그러한 날 누이야, 수틀 속에 헛발을 디뎌
치맛말을  풀어 흘린 춘향이의 열두 시름 간장이
우리네 산에 들에 언덕에 있음 직한 그 풀꽃 같은 사랑
이야기가 절로는 신들린 가락으로 넘쳐흐르지 않겠는가
저 월매의 기와집 네 추녀 끝이  허공에나 뜨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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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의 아침 / 나태주  

가지마다 돋아난
나뭇잎을 바라보고 있으려면
눈썹이 파랗게 물들 것만 같네요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려면
금세 나의 가슴도
바다같이 호수같이
열릴 것만 같네요
돌덤불 사이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듣고 있으려면
내 마음도 병아리 떼같이
종알종알 노래할 것 같네요
봄비 맞고 새로 나온 나뭇잎을 만져보면
손끝에라도 금시
예쁜 나뭇잎이 하나
새파랗게 돋아날 것만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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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아침 / 윤준경 


모두들 가고 있구나
5월 나뭇잎의 오케스트라를 들으며
초록의 터널을 지나
저마다 한 뭉치의 희망
넘치는 꾸러미 한 아름 안고
사과씨 뿌려진 아스팔트 위를
나도 가고 있구나
삶은 이런 것이려니
늘 스치고 지나는 일도
문득 뜨겁게 다가서는 것
어둠의 황량한 거리 초록불 켜지면
저 당당한 어깨 한 치의 오차 없는
발맞춤을 보라
사과씨는 움이 트고 다시 태양은 뜨리니
저려오는 다리 아린 팔뚝도 잊고
5월의 새 아침, 가로수 아래
빛나는 이마
참 아름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