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詩) 피천득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詩 5월 - 조병화
스물을 갓 넘은 여인의 냄새를
온몸에 풍기며
온갖 꽃송이들이 물 돋은 대지에
나무 가지 가지에 피어난다.
흰구름은 뭉게뭉게 라일락의
숫푸른 향기를 타고
가도가도 고개가 보이지 않는
푸른 먼 하늘을 길게 넘어간다.
아, 오월은 여권도 없이 그저
어머님의 어두운 바다를 건너
뭣도 모르고
내가 이 이승으로 상륙을 한 달
해마다 대지는 꽃들로 진창이지만
까닭 모르는 이 허전함
나는 그 나른한 그리움에 취한다.
오, 오월이여
작약꽃이 피는 초록의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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