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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살아 있으되 죽은 자(者)가 있고
죽었으되 살아있는 자(者)가 있느니라.’
하는 말은 무슨 뜻이옵니까?”
“높은 산(山) 바위 위에 떨어진 빗방울이나
낮은 들(野) 시든 풀 위에 떨어진 빗방울이나
이리 구르고 저리 돌며 낮은 곳으로 흐르고 모여 작은 내(川)를 만들고,
내와 개울들이 모여 넓은 강(江)을 만들지만
끝내 가게 되는 곳은 어디이겠느냐?”
“바다(海)입지요.”
“그러하면...
좋은 세월 좋은 집에 태어난 사람이나
어려운 시절 어려운 집에 태어난 사람이나
이런 걱정 저런 고생 울고 웃고 살다보면,
있는 자(者)나 없는 자(者)나 높은 자(者)나 낮은 자(者)나
병(病)들고 늙어짐을 어찌 막지 못하고
끝내 가게 되는 곳은 어디이겠느냐?”
“북망산(北邙山)뿐입지요.”
“망자(亡子)의 상여(喪輿) 나가는 뒤편에
상객(喪客)이 백리(百里)이고 만장(輓章)이 천리(千里)인들
이곳에서 흉보고 저곳에서 욕(辱)한다면
살아생전 모은 천만금(千萬金)이 만인(萬人)의 조롱(嘲弄)이 될 것이요
살아생전 쌓은 지위(地位) 대대손손(代代孫孫) 치욕(恥辱)이 될 터인즉,
백년(百年) 천년(千年) 살았다한들
그 일생(一生)이 헛된 것 아니겠느냐?”
“예! 그러하옵니다.”
“이러한 삶을 살면서도 그 진리(眞理)를 모르고
지금의 부귀(富貴) 영화(榮華)에 취(醉)해 우쭐대며
교만(驕慢)과 불손(不遜)으로 사는 자(者)를
‘살아 있으되 죽은 자(者)’라고 말하는 것이니라.”
“하오면.....
‘죽었으되 살아 있는 자(者)’라 함은...... ?”
"비록 가난하고 천(賤)한 대접 받고 살았으며
그 이름이 멀리 알려지지 못한 채 백세(百歲)를 못 이루고 죽었다 해도,
살아생전 겸손(謙遜)한 마음으로
아는 이들과 화목(和睦)하게 어우러져 살고
그날그날의 제 일에 만족(滿足)하고 열심(熱心)을 다 하며
제 삶을 감사(感謝)히 여기고 살면서
선행(善行)과 덕(德) 쌓기를 게을리 하지 않아
살아서는 남의 손가락질 아니 받고;
죽은 뒤,
살아 남아있는 아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따뜻한 정(情)으로 피어오르고 그리움으로 남을 수 있는 삶을 살았다면
이것이 천수만수(天壽萬壽)하는 것 아니겠느냐?"
“ ! ”
“이러한 삶을 사는 자(者)가 곧 참 지혜(智慧)를 아는 자(者)이며
이러한 삶을 산 자(者)를
‘죽었으되 살아 있는 자(者)’라 말하는 것이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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