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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리골 - 암반계류와 단풍터널로 이뤄진 호젓한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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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가리골의 화려한 단풍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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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의 연가리골은 단풍빛이나 계곡미 등이 괜찮은 단풍계곡이다. 산 자체가 가진 아름다움이 다소 처지고 주변에 단풍과 더불어 즐길 위락시설이 없다는 점으로 여전히 외면받고 있지만, 호젓하게 깊은 가을 단풍의 정취를 즐기기를 원하는 이들에겐 적격이다. 주민들은 “빛깔이 곱기는 설악산보다 더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연가리골 입구인 밤바위 마을은 지방도를 타고 국도로부터 15km 남짓 들어가야 나온다. 가구 수도 몇 안 되고 안내팻말도 없는 자그마한 마을이므로 15km쯤 갔을 때 서행하며 오른쪽 도로 아래를 살펴야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된다.
밤바위 마을에서 방태천 상류쪽으로 100m쯤 거슬러 오르면 개천 건너로 조립식 건물이 뵌다. 개울을 건너 이 건물 아래로 하여 연가리골 왼쪽 건너로 농로가 이어지지만, 골짜기 속으로 들어가야 제대로 된 단풍빛을 만날 수 있다. 골 양쪽 둔덕은 밭뙈기들이지만, 일단 골 안에 들어서면 밭은 보이지 않으므로 탐승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
골짜기는 순해서 물줄기 양쪽의 암반을 이리저리 옮겨 디디며 오르는 데는 아무 어려움이 없다. 이따금씩 고요한 소에 이어 작은 쏠이 나타나면 단풍이 절정인 연가리골은 한결 멋드러진 풍광을 펼쳐보인다. 설악산 수렴동골이나 적가리골처럼 널찍한 반석 위로 물살이 부챗살처럼 펼쳐져 흐르는 곳도 있다.
연가리골이 크게 두 갈래 지는 곳에 이르면 왼쪽(동쪽)으로 뻗은 지류를 따라 오른다. 지류 오른쪽으로 희미한 길이 나 있지만 골 바닥의 암반을 따라 오르도록 한다. 물줄기가 다시 두 갈래지는 곳에서는 오른쪽의 짤막한 와폭이 걸쳐진 지류를 택한다. 골 상류부의 좁은 곳에 이르러도 하류처럼 공간이 잡목 없이 깨끗한 활엽수림이다. 길이 훤히 뚫린 백두대간 능선 상에 오르면 왼쪽으로 꺾어 200m쯤 가면 1059m봉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백두대간 종주로를 버리고 우측 동릉으로 접어든다. 이 1059m봉 동릉길 또한 850m봉까지 온통 단풍나무다. 굵고 키가 큰 단풍나무들이 붉은 터널을 이루고 있다. 다만 봉이 밋밋하여 자칫 그냥 지나칠 우려가 높으므로 독도에 능하지 못한 초심자는 그냥 연가리골 구경으로 만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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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인제군 기린면 소재지 현리의 방태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난 453번 지방도로 우회전해 계속해 직진, 약 7.5km 가면 오른쪽에 방태산 자연휴양림과 방동약수 진입로가 보인다. 계속 직진해 3km쯤 더 가면 버스종점이면서 아침가리 계곡 입구인 갈터이며, 여기서 5km를 더 가면 밤바위 마을이다. 서울→현리 상봉터미널에서 하루 8회(07:20~18:10) 운행하는 현리행 버스 이용. 3시간30분 소요. 현리→진동리 버스정류장(033-461-5364)에서 오전 7시부터 1시간30분 간격으로 방동약수 입구 경유 갈터까지 군내버스 운행.
숙박 (지역번호 033) 방태산 자연휴양림(033-463-8590)이나 입구의 민박집 방태산쉼터(033-463-5433), 갈터 종점의 갈터쉼터(033-463-5082) 등을 이용한다. 밤바위 마을엔 민박집이 없다.
강천산 -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고운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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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이 절경을 이룬 강천사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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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강천산(剛泉山·571.9m)은 여느 산들이 잿빛으로 변해가는 늦가을에 접어들 즈음 오히려 화려하게 빛을 발한다. 강천산~산성산(山城山·603m)~ 광덕산(廣德山·578m)으로 둘러싸인 강천사계곡은 기암괴봉과 단풍숲이 어우러져 황홀한 단풍 절경을 자아낸다.
산중에 인공호수가 있는가 하면, 협곡을 가로질러 50m 높이에 75m 길이의 흔들다리가 설치돼 스릴 넘치는 묘미도 맛볼 수 있고, 삼한시대나 고려 때 축성됐으리라 추정되는 금성산성이 산성산 주능선을 따라 이어져 유적지 탐방의 기회도 주어진다.
국내 첫 군립공원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강천산 군립공원은 유명산답게 어지간한 골짜기나 능선에는 등산로가 나 있다. 단풍은 대개 10월 말에서 11월 초가 절정을 이룬다.
산행은 강천산보다는 산성산을 목표로 진행한다. 군립공원 관리소는 매표소를 기점으로 5가닥의 코스를 권한다. 제1코스는 매표소를 출발, 병풍바위~강천사~현수교를 거쳐 신선봉을 올랐다 돌아오는 코스(5.1km, 3시간30분 소요)로 단풍 탐승로로 적당하다. 가장 인기 있는 제2코스는 강천사~구장군폭포를 경유해 북바위를 거쳐 연대봉에 올라선 다음 송낙바위와 강천 제2호수를 거쳐 강천사로 내려오는 코스(9.2km, 4시간 소요)다.
그밖에 병풍바위에서 황우제골을 경유해 광덕산에 올라선 다음 시루봉~산성 동문을 거쳐 강천사로 내려서는 코스(제3코스·11.2km, 5시간 소요), 병풍바위~깃대봉~갈우봉~강천산 왕자봉~형제봉~강천 제2호수~강천사~매표소 코스(제4코스·8.2km, 4시간 소요) 등이 있다. 강천사계곡을 가운데 두고 강천산~산성산~광덕산을 잇는 종주 코스는 적어도 7시간 이상 잡아야 할 정도로 길다.
군립공원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400원. 1일 주차료는 승용차 2,500원, 버스 4000원. 관리소 전화 063-650-1533, 652-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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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서울→순창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에서 1일 5회(09:30, 10:30, 13:30, 14:45, 16:10) 운행. 4시간10분 소요, 요금 일반 14,300원. 광주→강천산 종합버스터미널(062-360-8114 ARS)에서 1일 9회(08:10~ 16:10) 운행하는 직행버스 이용. 요금 4,500원. 전주→순창 공용버스터미널(063-270-1700)에서 약 40분 간격(06:30~ 20:40) 운행. 요금 5,300원. 순창→강천산 시외버스터미널(063-653-2186)에서 약 1시간 간격(08:10~ 17:10)으로 운행하는 군내버스나 1일 9회 운행하는 광주 발 순창 경유 강천사행 직행버스 이용. 요금 1,000원.
숙식 (지역번호 061) 호프집이 달린 붐모텔(653-4728)은 깨끗한 편이다. 강천각호텔(652-9920)은 식당과 커피숍을 겸하고 있다. 단지 내의 음식점과 편의점들은 거의 다 민박을 친다. 충장로집 652-5388, 늘푸른편의점 652-9284, 연화정 652-4794 등. 순창은 한정식으로 이름난 고장이다. 옥천골한정식(653-1008), 남원집(653-2376), 민속집(653-8880), 새집(653-2271), 청사초롱(653-0808). 전통순대(연다라 653-0456)도 유명하다. 순창고추장단지 내의 저렴한 한식뷔페식당(653-0277)도 이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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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 산릉을 뒤덮은 은은한 단풍빛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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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이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태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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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밝은 뫼’라는 뜻의 이름을 지닌 태백산(太白山·1,566.7m)은 일출맞이, 눈꽃산행, 철쭉 탐승 외에도 가을이면 단풍으로 인기를 끄는 산이다. 태백산 단풍은 화려하지 않다. 계곡이나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화려한 단풍이 아니라 산릉을 덮은 은은한 가을빛이다. 특히 부소봉에서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은 10월 중순이면 수채화 물감을 뿌려놓은 듯 몽환적인 단풍빛으로 유혹한다.
태백산은 강원 내륙의 고봉준령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조망이 뛰어난 정상을 쉽게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늘 매력적인 산이다. 기점인 당골(870m)과 유일사 매표소(950m)의 고도가 높고 등산로도 잘 닦여 있어 남녀노소 누구든 두어 시간이면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
당골 원점회귀산행에는 당골~반재~망경대~천제단 왕복코스(3시간30분 소요) 또는 천제단에서 문수봉을 거쳐 당골로 되내려오는 코스(4시간30분 소요)가 알맞다. 유일사 매표소 기점 산행은 당골에 비해 고도가 80m쯤 더 높은 지점에서 출발해 상대적으로 힘이 덜 든다. 유일사 매표소~주목 군락지~천제단~망경대를 거쳐 당골로 내려서거나(3시간30분 소요), 천제단에서 문수봉을 거쳐 당골로 내려서는 코스(4시간30분 소요)가 인기 높다.
태백산 도립공원은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700원의 공원입장료를 받는다. 주차료 승용차 2,000원, 버스 4,000원. 공원관리소 전화 033-550-2741, 당골 매표소 550-2745, 유일사 매표소 550-2746, 망경대(망경사) 553-1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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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서울→태백 동서울터미널(02-446-8000 ARS)에서 1일 26회(06:10~18:59) 직행·직통버스 운행. 무정차 3시간30분 소요. 요금 17,400원, 야간우등 19,100원. 청량리역→태백역 1일 7회(08:00~22:00·금요일에 23:00발 추가 운행) 운행. 요금 새마을호 20,800원, 무궁화호 14,000원. 태백→당골 시외버스터미널(033-552-3100 ARS)에서 화성고속(영암고속) 30분 간격(07:38~22:25) 운행. 요금 좌석 1,100원, 일반 900원. 태백→유일사 입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성고속(영암고속) 노선버스가 1일 12회(06:25~22:10) 운행. 요금 좌석 1,100원, 일반 900원. 택시요금은 당골 8,000원(자정~새벽 4시 50% 할증), 유일사 10,000원, 화방재(어평재) 14,000원. 태백 고원택시 전화 033-554-1414, 553-2121.
숙식 (지역번호 033) 당골 태백산민박촌은 인기가 높다(553-7460). 15동 73실 규모로, 원룸 2인실, 15평형(복층·5인), 18평형(5인), 32평형(12인)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식기를 비롯한 조리기구와 세면도구는 지참해야 하며, 홈페이지(minbak.taebaek.go.kr)를 통해서만 예약을 받는다. 당골 광장과 주차장 부근의 태백산공원휴게소(552-4940), 식당가 부근의 하나로실비식당민박(554-1567), 산골식당민박(554-0888)도 추천할 만하다. 훼밀리보석사우나(554-3311)는 산행의 피로를 풀기 적합한 곳이다. 당골 집단시설지구 내의 고려뚝배기(552-2440), 공원산채식당(552-1215)은 각종 찌개류(5,000원), 산채정식(7,000원), 산채비빔밥(6,000원), 토종닭백숙(30,000원) 등의 메뉴를 내놓는다. 태백시내에서 한우고기도 맛볼 만하다.
마산봉 - 옛길 따라 물든 은은한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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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장터 계곡의 단풍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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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의 남한부 북단에 위치한 마산봉은 유난히 가을이 빨리 찾아온다. 종주객들이 주로 찾는 이 산자락에도 단풍이 아름다운 산길이 있다. 마산봉 남쪽의 큰새이령(대간령)과 마장터로 이어지는 호젓한 계곡길이 바로 그곳이다.
창바위∼작은새이령∼마장터∼큰새이령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옛날 인제와 고성 주민들이 넘나들던 주요 도로다.
산행들목은 진부령과 미시령으로 갈리지는 용대리 삼거리에서 미시령 방면으로 1km 정도 떨어진 곳의 계곡 입구. 군부대를 지나 미시령 방향으로 몇 백m 거리의 황태덕장 옆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이곳을 창바위라 부른다.
창바위에서 마장터를 거쳐 마산봉까지 오르는 코스는 당일 산행으로 충분히 마칠 수 있다. 단풍의 정취는 민가가 있는 마장터 부근이 가장 뛰어나다.
산행시간은 창바위에서 마장터을 경유 큰새이령까지 2∼3시간이면 족하다. 전체적으로 완만한 계속길이라 단풍을 보며 여유 있게 산행할 수 있다. 옛 사람들이 넘나들던 고갯길을 거쳐 백두대간의 종착지인 마산봉으로 향한다. 집채 만한 바위들이 얽혀 있는 바위봉우리에 오르면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곳에서 다시 2시간 정도 산길을 타면 마산봉에 오를 수 있다.
하산은 알프스스키장이 위치한 흘리를 거쳐 미시령으로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시령으로 내려설 경우 대중교통편이 마땅치 않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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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서울서는 일단 원통까지 직통버스를 이용한 다음, 직행버스나 군내버스를 갈아타고 백담사 입구나 남교리에서 내리는 것이 편하다. 용대리 백담사 입구나 남교리(십이선녀탕 입구)에서 직행버스편이 선다. 서울 상봉터미널(323-5885)에서 원통행 직통·직행버스가 1일 22회(07:10~18:00) 운행한다. 3시간30분 소요. 이중에 남교리 경유, 용대리(백담사 입구)까지 가는 버스편도 있다. 원통에서 남교리 경유 용대리까지 시내버스가 1일 12회(07:40∼18:30) 운행. 20분 소요.
숙박 (지역번호 033) 백담사 입구 만해마을(033-462-2303~4)과 용대리·흘리 일대의 민박집을 이용할 수 있다. 용대리 설화펜션 033-462-5823, 소라민박 033-462-5865, 강원민박 033-462-1621 등.
명지산 - 단풍과 어우러진 가을향기 듬뿍 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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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향봉과 명지산 정상 사이 능선 단풍. 단풍 뒤로 화악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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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 북면 적목리에 자리한 명지산(1,267m)은 경기도에서는 제법 높은 산으로, 적목리 가평천 협곡을 사이에 두고 경기 제1봉 화악산(1,468.3m)과 마주하고 있다.
유명한 소요산이나 내장산은 다른 나무들이 단풍나무 사이로 끼어들 틈이 없는 단풍나무들끼리만 군락을 이룬 곳이다. 이 산들과는 달리 명지산은 엷거나 짙은 노랑과 주황으로 변신한 잎사귀를 달고 있는 신갈나무류와 군락을 이룬 능선상의 철쭉나무들과 어우러진 단풍나무들이 뒤섞여 있다.
산행은 익근동을 출발, 명지폭포를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정상에서 사향봉이나 백둔봉을 경유해 다시 익근동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이 주를 이룬다.
명지산 들머리인 익근동 주차장에서 산지정화관리사무소를 지나면 등산로 안내판 삼거리에 닿는다. 직진하면 승천사(昇天寺)~명지폭포로 이어지고, 오른쪽 길은 사향봉으로 간다. 삼거리에서 더 들어가 승천사를 지난 두 번째 삼거리에서도 사향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사향봉을 지나면 잎사귀가 노랗게 물든 철쭉 군락 능선으로 들어선다. 약 30분 오르면 화채바위 북사면에 이른다. 이어 20분 거리인 1079m봉을 지나 5분이면 명지폭포 방면 길과 만나는 삼거리(←익근리 4.9km, 명지산 정상 0.9km 푯말)다. 삼거리에서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 길을 따라 가면 명지산 정상이다.
정상에서는 붉은 색과 노란 페인트를 흩뿌려 놓은 듯한 아름다운 익근리 계곡이 샅샅이 내려다보인다.
하산은 사향봉 방면 능선 삼거리에 이른 다음, 명지폭포로 내려가면 편리하다. 또는 정상에서 남릉으로 4~5분 거리인 삼거리(명지2봉 1.4km, 명지산 80m 푯말)에서 급경사 길로 50분 내려가면 합수점(명지산 2.3km, 익근리 3.6km 푯말)에 닿는다. 합수점에서 30분 더 내려가면 명지폭포 입구다. 폭포 입구에서 50분 가량 빠져나오면 익근동 주차장이다. 산행거리 약 13km이며 6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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