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상휴계실
추풍(秋風)에 부치는 노래 - 노천명
영월🏕김삿갓부동산
2007. 11. 30. 19:00
|
추풍(秋風)에 부치는 노래 -노천명
가을 바람이 우수수 불어옵니다 神이 몰아오는 비인 마차(馬車) 소리가 들립니다 웬일입니까 내 가슴이 써늘하게 샅샅이 얼어듭니다
인생은 짧다고 실없이 옮겨 본 노릇이 오늘 아침 이 말은 내 가슴에다 화살처럼 와서 박혔습니다 나는 아파서 몸을 추스를 수가 없습니다
황혼(黃昏)이 시시각각(時時刻刻)으로 다가섭니다 하루하루가 금(金)싸라기 같은 날들입니다 어쩌면 청춘(靑春)은 그렇게 아름다운 것이었습니까 연인(戀人)들이여 인색할 필요(必要)가 없습니다
적은 듯이 지나가 버리는 生의 언덕에서 아름다운 꽃밭을 그대 만나거든 마음대로 앉아 노닐다 가시오 남이야 뭐라든 상관할 것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거든 밤을 도와 함께 하시오 총기(聰氣)는 늘 지니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금(金)싸라기 같은 날들이 하루하루 없어집니다 이것을 잠가둘 상아(象牙)궤짝도 아무것도 내가 알지 못합니다
지는 나뭇잎이 내 窓을 두드립니다 차 시간(車時間)을 놓친 손님 모양 당황(唐慌)합니다 어쩌자고 神은 오늘이사 내게 청춘(靑春)을 이렇게 찬란(燦爛)하게 펴 보이십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