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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식기 전에 어서 먹으렴- 어머니
영월🏕김삿갓부동산
2020. 6. 9. 00:13

아가, 배고프지? 식기 전에 어서 먹으렴.
지인의 어머님을 말년에 형님 내외가 모셨는데,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자꾸 길을 잃어버리고 이상한 행동을 해서
형님과 형수가 무척 힘들어했습니다.
둘째 아들인 지인은 그 당시 사업이 잘되지 않아
결국 이혼하고 혼자 노숙인처럼 떠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지인은 어머니가 보고 싶어서 형수에게 찾아뵙겠다고 말했습니다.
둘째 아들이 온다는 말에 어머니는 들떠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어도 둘째 아들이 오지 않자 어머니 식사를 먼저 차려 드렸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음식들을 몰래 주머니에 넣는 것이었습니다.
가족들이 어머님의 행동을 보고 놀라서 말렸지만,
맨손으로 뜨거운 찌개 속의 건더기들까지 집어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러고는 누가 빼앗기라도 할까 봐 급하게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았습니다.
밤이 되어서야 둘째 아들이 왔고,
"어머니, 저 왔습니다."
둘째 아들의 인사를 듣고서야 어머니는 방문을 열었습니다.
어머니는 주머니에서 온통 한데 뒤섞인 음식들을
둘째 아들에게 꺼내놓으며 말했습니다.
"아가, 배고프지? 식기 전에 어서 먹으렴."
어머니의 손은 뜨거운 찌개를 주머니에 넣느라 여기저기 물집이 잡혀 있었습니다.
아들은 명치끝이 찌르듯 아파서 아무 말도 못 한 채 어머니를 안았습니다.
어머니는 다른 것은 다 몰라도 둘째 아들이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나 봅니다.
어머니는 자식 입에 밥이 들어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어머니는 자식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서는
내 한 몸 부스러지는 것쯤 아무것도 아닌 사람입니다.
아무 희망 없이 살아가던 지인은 어머니의 그 물집 잡힌 손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고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튼실한 중소기업을 일궈내고 당당히 일어섰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한참 지났지만 지금도 힘든 날이면
어머니의 애타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고 했습니다.
"아가, 배고프지? 식기 전에 어서 먹으렴."
- 송정림 '참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중에서 -

★ 어 머 니 ★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은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 때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전부를 준
어머니가 불쌍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나한테 밥 한번 사준
친구들과 선배들은
고마웠습니다.
답례하고 싶어서 불러냅니다.
그러나 날 위해 밥을 짓고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제대로 존재하지도 않는
드라마 속 배우들 가정사에
그들을 대신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일상에 지치고
힘든 어머니를 위해
진심으로 눈물을
흘려본 적이 없습니다.
골방에 누워 아파하던
어머니 걱정은 제대로
한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친구와 애인에게는
사소한 잘못 하나에도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에게는
잘못은 셀수도 없이 많아도
용서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세상 떠나신후
이제야 알게 돼서
죄송합니다.
아직도 너무도 많은 것을
알지 못해 죄송합니다.
- 서울여대 사랑의 엽서 공모전 대상작 -
어버이 살아 계실 제 섬기기를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닮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처 못할 일은 이뿐인가 하노라

오늘따라 천상에 계신 어머니가 보고싶습니다 - 청산(KT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