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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비는 아무때나 막무가내로 날지 않는다.[전경린의" 나비" 중에서]

영월🏕김삿갓부동산 2009. 2. 11. 23:24









나비는 아무 때나 막무가내로 날지 않는다. 나비는 날기 위해서는 몸이 뜨거워져야 한다. 30도 이상의 체온을 유지해야 비상이 가능하다. 30도는 대상에 대한 사랑의 온도이다. 모든 비상하는 자는 다른 무엇을 사랑하는 자이다.

가슴에 사랑이 없으면, 아무리 큰 날개를 가졌다 해도 흙바닥을 벌벌 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잃어버린 것은 완전해 보인다. 하지만 막상 그때로 돌아가면 결코 완전한 건 없다.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상처 때문에 유토피아적 환상이 생기는 것뿐이다. 유토피아란, 그래서 미래의 이상이라기보다는 상처로 인해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대한 집착이기도 하다. 진실을 말하자면 우리는 늘 불완전하고 늘 잃어가고 늘 어딘가로 가는 불확실한 과정 속에 있다. 누구나 망해서 죽는 것이다. 눈과 머리카락과 관절과 피부와 피의 온기, 꿈과 시간과 사랑과 기억…….
잃는다는 건 당연한 지불이다. 우리 생애가 무임승차를 허용할 리 없다.

누구에게나 현실이란 비현실적인 것이다.
우리가 생생한 실존을 경험하고 삶과 부재 사이의 갈등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순간이 인생에 몇 번이나 오겠는가. 삶은 언제나 결핍 아니면, 환멸의 벼랑인 것이다. 그러니 환멸과 결핍, 그 사이에 추억과 꿈의 세 번째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럴 경우 누가 추억과 꿈을 비현실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이 삶이 모두 현실이 아닌 것처럼..그것들이야말로 우리가 쉴 수 있는 진정한 현실일 수도 있다.

만약 막다른 길이나 길이 끊어진 벼랑 앞에 섰다면 어떨까.
어떤 사람은 그곳에 주저앉아 평생을 보낼 것이다. 어떤 사람은 심연을 향해 떨어지는 자기를 볼 것이다. 자기 속에 있는 구름의 다리를 믿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본질을 따르는 것이다. 어쩌면 ,심연은 오히려 높은 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구름처럼 높은 곳에.. 잃어버린 것은 완전해 보인다. 하지만 막상 그때로 돌아가면 결코 완전한 없다.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상처때문에 유토피아적 환상이 생기는 것뿐이다. 유토피아란 그래서 미래의 이상이라기보다는 상처로 인해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대한 집착이기도 하다. 진실을 말하자면 우리는 늘 불완전하고 늘 잃어가고 늘 어딘가로 가는 불확실한 과정 속에 있다.

누구나 망해서 죽는 것이다.
머리카락과 관절과 피부와 피의 온기, 꿈과 시간과 사랑과 기억.... 잃는다는 건 당연한 지불이다.

사랑이 영원한 것은 그 자신의 진실 때문이 아니라, 존재의 불가능성과 남루함, 그리고 상처 때문이다. 세상에는 진실보다 더 깊고 영원보다 더 먼 사랑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들이 깊은 상처를 벌리며 끌어안게 되는 절대적인 사랑, 아직 다하지 못한 사랑이다. 때론 잊으라는 말이 어떤 말보다 더 잔인하고 무의미할 수도 있다. 잊고, 아무 일 없는 듯이 돌아가서 다시 사는 일이, 흡사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과 같을 수도 있다. 살아도 죽은 것과 같은 삶.어떻게 잊으라는 말을 그토록 쉽게 할 수 있을까. 삶의 주변에는 늘 독이 널려 있다. 그 독의 치사량은 사람마다 다르다. 독을 이기지 못하면 잠이 쏟아진다. 잠..그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죽는 것이다.추락에언제나 깊은 감동이 존재한다. 자기를 구원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 지친 피부에 절망의 검버섯이 피어난 사람들, 두 눈 속에 자신의 끝이 새겨져버린 사람들....

가장 순결한 사람만이 생에 대해 저항하며 공격하고, 그리고 산산이 파멸한다.
우리는 그들을 통해 생의 맨얼굴과 정면으로 마주친다. 생이 품고 있는 지뢰와 거울 뒤의 악의와 밤과 낮의 서로 다른 사랑을 알아내는 것이다.

전경린"나비" 중에서... 


[명상음악] 山寺 1-6집